경기도가 지난 12일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얼마 전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바우처 하반기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콜센터 답변을 들었었는데, 그 배경이 바로 이거였구나 싶어서 정리해봤습니다.
1. 경기도, 왜 재정 비상까지 선언했나
경기지사가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하면서, 당장 7,7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깎는 감액 추경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도민들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하던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은 이달부터 중단됩니다.
더 심각한 건 이미 짜여있던 예산조차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올해 예산을 짤 때 노인장기요양이나 학교급식 같은 사업의 12개월 치를 다 넣지 못하고 9개월 치만 넣어놓은 상태였는데, 그 결과 10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민생사업 예산 3,132억 원이 이미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지방채 발행 한도를 99.6%까지 끌어다 쓰고도 이 지경이라고 합니다.
2. 돈이 왜 이렇게 모자랄까
들어오는 돈이 줄었습니다. 경기도 세금의 절반 이상이 취득세인데,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세수가 그대로 꺼지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2021년 11조 원에서 지난해 7조 8,000억 원으로, 3조 원 넘게 줄었습니다.
반면 나가는 돈은 줄이기 어렵습니다. 같은 기간 예산은 32조 원에서 42조 원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지역화폐, 청년기본소득, 기회소득 같은 사업이 더해지면서 복지 분야 비중이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입니다. 세입은 부동산 경기에 따라 출렁이는데, 복지 지출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렵다 보니 이런 구조적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경기도는 제도 자체도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도는 시·군에 조정교부금을 내려보내는 입장인데, 정작 경기도 자체는 형편이 괜찮다는 이유로 정부가 주는 보통교부세를 못 받고 있습니다. 기업이 내는 법인지방소득세도 도가 아니라 시·군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3. 앞으로 어떻게 될까
경기도는 지난 10일 재정위기 극복 TF를 가동했고, 경제부지사가 단장을 맡아 이달 말까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급하지 않은 사업을 덜어내서 4분기에 비어있는 민생 예산을 메우고, 내년 예산은 원점에서 다시 짜겠다는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에 제도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예정입니다. 시·군이 걷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도와 나누자는 게 핵심인데, 반도체 사업장이 있는 용인·평택·화성 같은 시에서는 그렇게 되면 걷히는 세금이 줄어드니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세금을 누가 걷고 누가 쓰느냐의 문제라, 경기도 안에서만 정리될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생리용품 바우처와의 연결고리
이 소식을 보고 나니, 얼마 전 하반기 생리용품 바우처 신청을 알아보다가 경기도 콜센터에서 “복지 정책들이 재검토 중이라 시행 여부를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던 게 이해가 됐습니다. 지역화폐 기반 복지사업이 대거 재검토 대상에 오른 상황이라, 비슷한 다른 지자체 복지사업들도 당분간 일정이 늦어지거나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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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이라면 당분간 지역화폐나 도 차원 복지사업 신청 전에, 시행 여부부터 미리 확인해보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이달 말 나온다는 대책도 확인되는 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